1. 지원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당시 관심있던 분야의 인턴을 모집하고 있어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자소서는 제가 했던 대내외 활동보다는 연구분야에 더 집중하여 작성하였습니다. 여러 후기를 찾아봤을 때 해봤던 것을 다 적으라는 코멘트가 많았는데, 저는 모집하는 연구과제에 기반하여 어떤 활동을 했고, 현재 어떤 스터디 또는 연구를 하고 있는지 적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괜찮게 작성한 부분은 "희망하는 연구과제 또는 직무" 입니다. 연구실에서 진행하는 과제 및 논문을 찾아보면서 정확히 제가 지원하는 연구실에서 어떤 업무를 하는지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음을 의도하고 작성하였습니다. (후에 박사님, 선임님께서 제 자소서를 잘 보았다는 후기를 들었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학부 연구생 인턴 경험이 있었고 과제 관련하여 스터디를 한 경험이 있습니다. ETRI에서 업무를 진행하면서 느낀 건 프로젝트 경험이 많거나 관련 업무에 대한 지식을 자소서에 잘 녹여내면 합격할 확률이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2. 업무
업무는 학부생 수준에서 할 수 있을만한 업무를 주셨습니다. (업무 난이도는 중하~중상)
경험이 없어도 노력하면 할 수 있는 업무였고, 처음부터 업무에 투입되는 것이 아니라 점점 빌드업을 쌓아가면서 진행하였습니다. 최종업무를 위해 바닥부터 쌓아올리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또한 연구 기관인 만큼 매뉴얼을 작성해야 하는데, 이 매뉴얼을 작성하면서 배우는 게 많았습니다.
제가 ETRI에서 연구 연수생으로 있는 동안 배정받은 자리와 실험실이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넓고 private한 개인 자리, 논문에서만 보던 테스트베드) 실험실에 들어가서 테스트베드를 보고 직접 만지고 과제의 1%라도 기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확실하게 실험실은 대형 대학원 랩실, 연구기관이 아니면 쉽게 접할 수 없는 장비들이었습니다. 실험실에서 직접 테스트베드를 만져보고 건들여 보면서 자신감도 늘고 재미도 있었습니다.
기술적인 성장으로는 패킷 캡쳐 및 필터링을 하면서 트래픽을 분석하는 업무가 저에게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무선 환경에서 패킷 흐름을 파악하고 패킷 캡쳐/필터링 tool을 사용하면서 기술적으로 많은 경험을 하였습니다. 또한 과제에 대해서 처음부터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고 세미나 및 매뉴얼을 작성하면서 인턴이 끝나갈 쯤에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이해하여서 큰 성장이 되었습니다. (해당 업무는 원래 다른 인턴에게 주어진 업무인데, 제가 할 일을 빨리 끝내고 제 업무에서 관련 내용을 또 건드려보아서 박사님께서 저에게 업무를 맡겨주셨습니다.)
3. 생활
* 우선 연구실 by 연구실인 점을 알려드립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매주 세미나 및 랩미팅을 진행하였습니다. 세미나를 준비하면서 고통스러운 점도 있지만 그에 비례하게 배우는 것도 정말 많았습니다. 그리고 세미나를 박사님 앞에서 할 수 있다는 점은 굉장히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세미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주시고 질문을 해주시고 피드백을 해주셨습니다. 박사님께서도 할 일이 많으셔서 바쁘실 텐데 따로 시간을 내어 인턴을 챙겨준다는 건 영광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저 또한 박사님께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랩미팅 발표 슬라이드 준비 / 질문 준비 등 열심히 하였습니다.
ETRI의 시설이 좋았습니다. 가장 좋았던 건 카페와 도서관이었습니다. 도서관은 전공서적, 최신 도서들이 있어서 참고할 만한 것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소파 또는 편안한 의자가 있어서 쉬고 싶을 때 와서 편하게 있었습니다. 사내카페에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젤라또를 가장 많이 먹었는데, 에트리는 젤라또 맛집입니다. (또, 실장님께서 리프레쉬타임도 필요하다면서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해주셨습니다.)
연구실 내 본부장님, 실장님, 박사님, 책임님, 선임님들 모두 친절하셨습니다. 저에 대해 관심가져주시고 점심 먹을 때마다 챙겨주셔서 편안하게 회사 생활을 하였습니다. 가끔 밖에서 밥도 사주시고 커피도 사주시고 많이 챙겨주셨습니다. 또한, 과제 참여를 하면서 연구원 외 다른 기관 분들의 세미나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도 있었습니다. 연구 연수생 종합 평가에서 좋은 말씀을 남겨주셔서 기분 좋게 마무리하였습니다.
4. 전체적인 후기
9-6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퇴근하면 힘이 없어서 시들시들해지고 아침에는 피곤해서 출근하기 정말 싫었는데 또 막상 출근하면 업무를 빨리 끝내야겠다는 생각에 시간이 빨리 갔습니다. 연구 연수생으로서 2개월 동안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저 자신을 노출시키면서 comfort zone을 빠져나오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쉽지 않고 지금도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해당 기관 사람들과 네트워킹을 하면서 ETRI에서 어떤 업무를 하고 어떻게 진행되는지 조금씩 알게되었습니다. 다른 인턴들과도 대화를 하면서 다른 전공 얘기도 들어보고 업무에 대해서도 공유하고 즐거웠습니다.
과제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경험은 학부생으로서 유의미했습니다. 또한 실패하더라도 무너뜨리고 다시 쌓아서 나아가는 경험은 저 자신을 더 견고하게 성장시켰습니다.
* 본 후기가 추후에 ETRI 연구 연수생으로 입사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